분류 전체보기2003 찬미 받으소서 찬미 받으소서! 찬미 받으소서 하늘에 크낙새 날게 하신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땅에 가문비나무 세우신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숲에 붉은 늑대 활개 치게 하신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바다에 강거두고래 헤엄치게 하신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들판에 깽깽이풀 흩날리게 하신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연못에 가시연꽃 활짝 웃게 하신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산기슭에 북방산개구리 울게 하신 하느님 새해에도 쇠소깍과 아마존 빛나는 오로라와 산호초가 우리와 함께 있게 해 주소서 당신께 빌려 쓰는 세상 다함께 지켜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소서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강신성(요한 세례자) 작가 2022. 1. 3. 다시 회복하기 이달 22일은 ‘동지(冬至)’입니다. 24절기 중에서 해가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지요. 고대 중국 주(周)나라에서는 동지를 설로 삼아 새해의 첫날로 여겼습니다. 이날 생명과 빛이 부활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전통적으로 동지에 팥죽을 먹고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살 더 먹는다.’고 여겼습니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관습은 팥의 색이 붉어 양(陽)의 색이므로 음귀(陰鬼)를 쫓는데 효과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주역』에서 동지를 나타내는 괘는 ‘복(復)’ 쾌입니다. 양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듯 음의 기운이 왕성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다시(復)’ 양의 기운이 생긴다는 의미에서 ‘복(復)’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기호로는 이렇게 ‘이달 22일은 ‘동지(冬至)’입니다. 24절기 중에서 해가 .. 2021. 12. 25. 운명의 윷을 던지다 가난한 집안의 셋째딸 언년이 김대감집 딸 몸종으로 들어가 결혼하자고 협박하는 산적두목에 아씨를 대신해 시집 가게 되는데… 강원 강릉에 딸 일곱 아들 하나를 둔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의 셋째 딸 언년이는 입 하나 덜겠다고 열두살 때 김 대감 댁 몸종으로 들어갔다. 귀염상에 눈치 빠른 언년이는 두살 위인 김 대감 외동딸의 몸종이 되어 입속의 혀처럼 아씨를 받들었다. 네해가 지나 아씨가 한양의 홍 판서 아들에게 시집을 가자 언년이도 몸종으로 따라갔다. 이듬해 친정 생각으로 아씨가 눈물을 보이자 신랑은 말을 타고 아씨는 가마를 타고 신행길에 올랐다. 말고삐를 잡고 등짐을 지고 걸어가는 하인들 틈에서 언년이의 발걸음은 구름 위를 걷는 것만 같았다. 몇 날 며칠을 걸어 오대산 허리를 돌아 진부 주막집에서 하룻밤을 묵.. 2021. 11. 20. 다시 찾은 신랑 찢어지게 가난한 집 딸 열일곱 옥분이가 혼수 하나 가져가지 않는 조건에 재취로 한살 아래 신랑에게 시집갔다. 첫 신부가 시어머니 등쌀에 쫓겨났다는 걸 알고 옥분이는 시어머니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네 어머님 하고 발딱 일어나 우물 속에 빠지라면 빠지는 시늉까지 할 정도로 시어머니 입속의 혀처럼 놀았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 엉뚱한 데 있었다. 저녁상을 치우고 설거지를 한 뒤 신방에 들어가 눕자 신랑이 다가와 옷고름을 풀었다. 발가벗은 신랑 신부가 꼭 껴안고 온몸이 달아올라 막 합환을 하려는 참에 바로 문밖에서 아흠아흠 헛기침을 한 시어머니가 아가 물 한사발 떠 오너라. 신랑 신부가 한몸이 된 이불 속으로 찬물 한동이를 쏟아붓는 꼴이 됐다. 네 어머님. 후다닥 일어나 치마저고리를 걸치고 부엌으로 가 물 한사발.. 2021. 11. 20. 팔전구기 백면서생 하원은 과거 시험지만 들면 머릿속이 텅 비어 버린다. 수많은 나날 그렇게 공부해서 차곡차곡 머릿속에 박아 놓았던 그 많은 글들은 꼭 꺼내려 할 때 왜 모두 날아가 버리는가! 그 누가 칠전팔기라 했던가. 여덟번째 과거에 또 낙방을 하고 그놈의 지긋지긋한 공부를 때려 치우기로 작정했다. 낙향하면 한양에 언제 다시 와 보랴 싶어 여기저기 개성 갔다가 제물포까지 구경하고 친지들 얼굴을 피하려고 설날에도 객지에서 머문 뒤 고향 안동으로 발걸음을 뗐다. 단양팔경을 구경하고 죽령을 넘는데, 눈발이 휘날리더니 이내 폭설로 변해 발길은 허리춤까지 빠지고 시야는 댓걸음 앞이 안 보인다. 기운도 떨어지는데다 길을 잃어 허우적거리다 춥고 배고파 허리춤에 찬 표주박을 풀어 콸콸 약주를 마시고 나니 정신이 몽롱해졌다. .. 2021. 11. 20. 출가외인 고 진사 시집간 맏딸 집에 가 섭섭한 대접 받고는 화를 꾹 참으며 나오는데… 맏딸 부친 부고 소식 듣고 대성통곡 하더니 친정집으로 점잖은 고 진사는 평생 화내거나 다투는 일이 없었지만 이번만은 오장육부가 뒤집혔다. 겨울이 되자 해소천식이 심해진 고 진사 는 사십리 밖 황 의원을 찾아가 약 한첩 지어 집으로 가다가 문득 딸 생각이 나서 발길을 돌렸다. 십리만 더 가면 재작년에 시집간 맏딸 집이다. 오랜만에 딸도 보고 사돈댁 살아가는 모습도 볼 겸 고개 넘고 물 건너 막실 맏딸 집으로 한걸음에 내달았다. 절구를 찧던 딸이 눈이 왕방울만 해져서 “아버지, 어인 일로…” 하고 달려나온다. 바깥사돈도 사랑방에서 나와 고 진사의 두손을 잡는다. “이렇게 불쑥 찾아뵈어 죄송합니다, 사돈 어른.” “별말씀을…. 어서 .. 2021. 11. 20.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3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