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스
고영민
햇살이 바뀌었다
어디까지 여름이었고 어디서부터 가을이었을까
모르게 가고 모르게 오는 그늘
바뀌는 것들
애인의 마음처럼
느낌으로 알아지는 것
우리의 여름은 저만치에 있다
키스도
하늘도 더 멀어졌다
더운 숨을 거둬가듯, 안색이 바뀌듯
친한 얼굴들이 달라졌다
네가 멀리 있어 자꾸만 먼 곳을 보게 되는
아무리 밖을 쳐다보아도 보이지 않아 안을 보게 되는
있다가도 없는
없다가조 있는
숨겨놓고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다가
한꺼번에 다 보여주는
가을이 와서 가을이라고 쓴다
숨을 고르고,
추억이라고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