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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몰라

by 진밭골 2010. 10. 5.

          몰라

                                        고증식

 

왜 다 헐리고 없는지 몰라

고향집 지척에 두고

그렇게 발걸음 한 번 하기 어렵더니

무슨 날만 되면 지병처럼 쿡쿡

꿈속을 달려와 찔러대기도 하더니

맘먹고 찾아온 추석날 아침

왜 묵은 콩밭으로 변해 버렸는지 몰라

낡아가는 지붕 아래

늙은 홀아비 혼자 산다고도 하고

흩어진 한숨으로

손주놈 하나 붙들고 산다는 풍문만

잡풀처럼 무성하더니

어릴적 놀던 마룻장 떨어지고

왜 기왓장 쪼가리만 뒹구는지 몰라

몰라 정말 몰라

그리운 것들 왜 빨리 무너져 내리고

나는 늘 한 발짝 늦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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