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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키스

by 진밭골 2010. 9. 13.

              키 스

                                      고영민

 

 

햇살이 바뀌었다

어디까지 여름이었고 어디서부터 가을이었을까

모르게 가고 모르게 오는 그늘

바뀌는 것들

애인의 마음처럼

느낌으로 알아지는 것

우리의 여름은 저만치에 있다

키스도

하늘도 더 멀어졌다

더운 숨을 거둬가듯, 안색이 바뀌듯

친한 얼굴들이 달라졌다

네가 멀리 있어 자꾸만 먼 곳을 보게 되는

아무리 밖을 쳐다보아도 보이지 않아 안을 보게 되는

있다가도 없는

없다가조 있는

숨겨놓고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다가

한꺼번에 다 보여주는

가을이 와서 가을이라고 쓴다

숨을 고르고,

추억이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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