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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방

며느릿감 가려내기

by 진밭골 2021. 7. 24.

경상도 어느 양반 집의 외동아들이 장가들 때가 되자 이웃 마을의 세 처녀가 서로 다퉈 시집을 오려 했다.

가문이나 바느질 솜씨, 용모, 예절 등이 한결같아 며느릿감 가려내기가 쉽지 않았다. 마침내 양반은 세 처녀를 불러 놓고 문제를 냈다.

 

“여자는 남자와 달라 입이 둘이로다. 위에 있는 입 말고 아래에 입이 하나 더 붙어 있도다. 내가 묻노니 윗입과 아랫입 중에 어느 것이 어른인가? 사려 깊게 답을 하렸다.

 

첫 번째 처녀가 먼저 쾌활하게 대답을 한다.

“예, 윗입이 더 어른입니다. 아랫입은 아직 이가 나지 않았는데, 윗입은 모두 났기 때문에 더 어른입니다.”

 

그러자 두 번째 처녀가 말했다.

“아닙니다. 아랫입이 더 어른입니다. 윗입은 지금껏 수염이 나지 않았는데, 아랫입은 수염이 무성하게 나 있으니 더 어른입니다.”

 

세 번째 처녀는 다소곳이 앉아서 얼굴만 붉히고 있었다. 양반이 그 처녀에게 넌지시 눈길을 주며

“너는 어느 쪽이냐?” 물었다.

 

“둘 다 틀리진 않아도 맞는 답이라곤 할 수 없습니다. 소저의 생각으론 윗입이 더 어른입니다. 왜냐하면 아랫입은 평생 아기처럼 물려주는 젖만 빨아먹는데 윗입은 밥도 먹고 과일도 먹고 못 먹는 게 없으니 어른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반이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그럼 그렇지! 네 말이 옳다. 음양의 이치를 제대로 아는 걸 보니 한 지아비의 아내 노릇을 할 자격이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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