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날, 낮잠을 자는 여인의 윗입과 아랫입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上 : 아랫입아, 너 때문에 내가 욕을 먹는 수가 있어. 윗입이 크면 아랫입도 크다느니 어쩌구 말이야.
下 : 얼씨구. 때로는 나 덕분에 네 구멍으로 맛있는 음식이 들어가는 줄이나 알아야지.
上 : 모든 입은 가로로 찢어졌는데 네 구멍은 세로로 찢어져서 아주 원시적인 형태라고 모두 욕한다는데?
下 : 가로로 찢어진 너는 잡식성이지만 고상하게 밑으로 째진 나는 항상 크고 단단한 살코기만 먹는단 말이야.
上 : 나한테서는 고담준론이나 즐거운 노래, 상냥한 말 등 아름다운 소리만 나오지. 근데 너는 그게 뭐니. 말도 못하고 ‘쿨쩍쿨쩍’ 소리만 내면서….
下 : 웃기는 소리 그만하셔. 네 노랫소리는 내 속이 꽉 차고 즐거울 때에 가장 아름답게 난다는 것을 모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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