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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벽시계가 떠난 자리

by 진밭골 2020. 7. 23.

벽시계가 떠난 자리

                                             박현수

 

벽시계를

벽에서 떼어놓았는데도

눈이 자꾸 벽으로 간다

벽시계가

풀어놓았던 째깍거림의 위치만

여기 어디쯤이란 듯

시간은

그을음만 남기고

못 자리는

주삿바늘 자국처럼 남아있다

벽은 한동안

환상통을 앓는다

벽시계에서

시계를 떼어내어도

눈은 아픈 데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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