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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기쁘게 나아가시길

by 진밭골 2019. 3. 15.



      기쁘게 나아가시길

                                            박혜선


지금 어디쯤 걷고 있을까요?

숲은 지났을까요?

내는 건넜을까요?

가는 길에 마을 들러 한참 동안 귀 열고 있겠지요

외로운 걸음 쉽게 나아가지 못하고

마을의 음지 한참을 보고 있겠지요


남겨진 세상의 일

또 누군가는 당신이 했던 것처럼 촛불을 들 것이니

환한 마음으로 나아가시길


당신이 그리운 날

홍대 뒷골목을 기웃거릴 우리의 몫은 남겨두고

구석진 자리 낮게 읊조리던 당신이 언어는 쌓아두고

가볍게 가볍게 나아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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