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을 잡고 간다
김기연(1964~ )
웃음 많은 동수아제 앞 못보는 엄니랑 단둘이 살았다
그 말의 절반은 흘림체였고 얼추 알아듣기도 쉬운게 아니었지
아제의 노래는 랩이었던가
- 으성자짜 안핑자짜 구니자짜 도리자짜
우리들은 담벼락에 오종종 붙어 서서 뜻도 모를 그 노래 따라 불렀다
- 아제 어디 가시니껴?
- 으성자짜
아지랑이 아물한 둑길로 의성 오일장 가는
늙은 母子
긴 막대기 나란히 의지 삼아
앞에는 아들 뒤에는 눈 먼 엄니
나무탯줄 부여잡고 가는 길
타박타박 들 지나고 산길 돌아서
으성자짜 안핑자짜 구니자짜 도리자짜
한 장(場)도 빠짐없이 어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