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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절

추억의 소풍날

by 진밭골 2009. 9. 13.

            추억의 소풍날

 

 소풍가는 날 아침, 밤잠까지 설치며 김밥 끄트머리 한 개라도 더 먹으려고 김밥을 싸는 어머니 곁에 꼭 붙어 앉아있었다. 계란말이,시금치,단무지,소시지가 들어 있는김밥은 소풍날 아니면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소풍가는 날이면 온 가족이 김밥으로포식하는 날이다.

 

 까만 교복에 김밥이 들어 있는 도시락,사과 몇 개, 과자,사탕 그리고 찐 계란과 사다 한 병이 들어 있는 가방을 둘러메고 먼 곳으로 소풍을 떠났다. 배낭은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김밥 도시락을 책가방에 넣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선생님의 인솔아래 주변의 유적지를 관람하지만 가방에 들어 있는 김밥 먹을 생각유적지는 대충 눈도장만 찍었다. 드디어 기다렸던 도시락 먹을 시간이 다가오면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을 맞추어 둘러앉아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싸준 도시락을 펼쳐 놓고 먹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김밥 도시락 나누어 먹으면서 평소에 먹기 힘들었던 과자,빵으로 배를 채기다렸던 보물찾기와 장기자랑 순서가 이어졌다. 보물은 대부분 문구류 종류지만 선생님이 숨겨놓은 보물을 눈치 빠른 친구들은 금방 찾았지만 먹는데 정신이려 있었던 친구들은 구경조차 하지를 못했다.  장기자랑 시간이면 야외 전축(야전)에 LP판을 올려놓고 평소에 좋아하던 가수의 와 춤을 흉내 내는 친구들이 인기가 가장 많았고 그 중에도 까만 교복을 입고 최춤을 멋지게 잘추는 친구가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은 김밥을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지만 예전에 소풍날은 가슴 설레도록 기다렸던 이었다.

 

                                                                             < 박희숙/ 그린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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