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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97

옛날 이야기(칼 그림자 1부) 13살 어린 새신랑(新郞)이 장가가서 신부(新婦)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게 되었다. 왁자지껄하던 손님들도 모두 떠나고 신방(新房)에 신랑(新郞)과 신부(新婦)만 남았는데~ 다섯살 위 신부(新婦)가 따라주는 합환주(合歡酒)를 마시고 어린 신랑은 촛불을 껐다. 신부(新婦)의 옷고름을 풀어주.. 2018. 2. 4.
유 초시 젊었을 적부터 유 초시는 부인 회천댁을 끔찍이 생각해 우물에서 손수 물을 길어다 부엌에 갖다주고, 동지섣 달이면 얼음장을 깨고 빨래하는 부인이 안쓰 러워 개울 옆에 솥을 걸고 장작불을 때 물을 데웠다. 봄이 되면 회천댁이 좋아하는 곰취를 뜯으러 깊은 산을 헤매고 봉선화 모종을 .. 2018. 2. 3.
남편의 마지막 선물 남편은 육군 대령으로 재직하다 예편한 충직한 군인이었습니다 정년퇴직하고 시골에서 그렇게 해보고 싶어 했든 농장을 하며 그동안 힘들게 산 대가로 노년의 행복을 보상받으리라 늘 설계하며 살아왔답니다. 저녁노을이 풀어놓은 황금빛 호수 같은 텃밭에 상추를 따서 저녁을 차리려.. 2018. 1. 30.
초시 마누라님 김초시는 과거만 보면 떨어져 한양 구경이나 하고 내려오지만 도대체 기가 죽는 법이 없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마누라더러 “닭 한마리 잡아서 백숙해 올리지 않고 뭘하냐”며 큰 소리를 친다. 머슴도 없이 김초시 마누라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모심고 피 뽑고 나락 베고 혼자서 농사를.. 2018. 1. 22.
개 밥그릇 시골마을을 지나가던 양반이 걸음을 멈추고 어느 집 앞 감나무 그늘 아래 앉아 이마의 땀을 닦으며 부채를 폈다. 나른한 한낮의 열기에 만물이 축 늘어져 있는데 양반의 발 옆에 강아지 한마리가 게걸스럽게 밥을 먹고 있었 다. 무심코 내려다보던 양반의 눈길이 개밥그릇에 딱 멎었다. .. 2018. 1. 16.
평양감사와 여관주인의 사연 조선 숙종때 이운봉이란 사람이살았다. 열여덟살 백면서생 (白面書生) 이운봉은 단봇짐 하나 달랑 메고 문경(聞慶)새재를 넘고 탄금대(彈琴臺)를 지나 주막(酒幕)집에서 겨우 새우잠을 자며, 걸어걸어 한양(漢陽)에 다다라 당주동(唐珠洞)구석진 여관(旅館)에 문간방 (門間房)하나를 잡았.. 2018.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