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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봄길 / 정호성

by 진밭골 2024. 3. 25.

 

      봄길

                                   정호승(1950 ~ )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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