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 피천득
이 순간 내가
별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가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를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에는 / 문무학 (0) | 2023.10.25 |
---|---|
풀꽃 / 나태주 (0) | 2023.10.24 |
비 내리는 날/이해인 수녀님 (0) | 2023.05.29 |
들국화 / 전상렬 (0) | 2022.09.10 |
가을 치유 / 윤보영 (0) | 2022.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