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입암
김상환(1957 ~ )
겨울 입암에 갔다
어제 같이 내린 대설로
발이 빠졌다
우리는 한참이나 서서
오래된 서원과 나무를 이야기했다
마을로 가는 길
그 길은 좁고 적막하여 잔기침을 했다
토담벽 너머 화들짝 놀란
산수유 열매가 눈 속에 한껏 붉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
퀭하니 비어 있는 마을을
서둘러 빠져 나오니
까치까치 설날이 이레 남았다
※ 포항시 죽장면 입암리 겨울 풍경을 담은 시
'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금 이빨 (0) | 2019.02.24 |
---|---|
나평강 약전(略傳) (0) | 2018.12.28 |
어머니 (0) | 2018.12.26 |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0) | 2018.12.26 |
곰을 찾아서 (0) | 2018.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