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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곰을 찾아서

by 진밭골 2018. 12. 14.

                       곰을 찾아서

                                                                               안현미


나는 두 개의 가을과 한 개의 여름, 여덟개의 아침을 지나왔습니다

두마리의 토끼와 한 그루의 미루나무를 만났고

우주로 날아가는 케익꽃을 들고 에드벌룬처럼 부풀어올랐습니다.

나는 아홉 개의 비밀과 네 개의 방을 훔쳤고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무서웠고 지혜로운 돌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두마리의 토끼와 한 그루의 미루나무와 우주로 날아가는 케익꽃이

하나로 어우러지면 지혜로운 한 마리의 곰과 같습니다

알 수 없는 말들에게선 알 수 없는 아름다움이 생겨났고

동굴은 어둠까지 아름다웠습니다

시작합시다! 어느날 지혜로운 돌은 침묵의 언어로 말을 걸었고

그날 두 개의 가을과 한 개의 여름, 여덟 개의 아침과 함께

나는 나를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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