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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달밤

by 진밭골 2018. 3. 2.

               달밤

                                            이호우


 

낙동강 빈 나루에 달빛이 푸릅니다
무엔지 그리운 밤 지향없이 가고파서

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겨 봅니다.

 

낯익은 풍경이되 달 아래 고쳐 보니

돌아올 기약없는 먼 길이나 떠나온 듯

뒤지는 들과 산들이 돌아돌아 뵙니다.

 

아득히 그림 속에 淨化(정화)된 초가집들

할머니 조웅전(趙雄傳)에 잠들던 그 날 밤도

할버진 율(律) 지으시고 달이 밝았더니다.

 

미움도 더러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온 세상 쉬는 숨결 한 갈래로 맑습니다.

차라리 외로울망정 이 밤 더디 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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