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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늙은 호박

by 진밭골 2017. 10. 20.

늙은 호박

                    이중현


복숭아꽃, 살구꽃처럼

나무 가득 꽃 달지 않고

듬성듬성 꽃 피운다고

흉보는 건 아니지요?


사과나 배처럼

높은 곳에서 열매 맺지 못하고

땅에서 뒹군다고

깔보는 건 아니지요?


자두나 복숭아처럼

조그맣고 예쁜 게 아니라

크고 울퉁불퉁하다고

무시하는 건 아니지요?


내 이름을

늙은 호박이 아닌

잘 익은 호박으로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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