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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추석대목장날(6)

by 진밭골 2017. 10. 20.

추석대목장날(6)


- 웃동네 쉬신달이 팔수 아지매도 뷔고


저 웃동네 쉬신달이 팔수 아지매도 뛰고                  과수원 너머 위딴집 새댁이도 뛰고

맨날 집에서 파묵고 에미 주무이만 훌치내는            바로 한 동내에 사는

놈패이, 옆집 신태란 놈도 뛰고                              멀때겉은 덩더꾸이 칠수놈, 쌍가매재이 순식이란

뻘쭘하이 키만 커 가주고 지집아가 싱겁어빠진         놈도 뛰고

뻘따이 겉은 딧집 춘자란 년도 뛰고                        쌍수 말래이 사는 여수겉은 미자란 년도 눈에 뒨다

아래 웃동네 술처어(酒家)만 댕기민서                     그어다가 몸 성찮은 사람들도 오늘, 이 단대목 자(場)아

주야로 외상술만 축내대는 뻘럭구이 옆딧집              다 모인 거 같다

춘발이 놈도 뷔고                                                 곰보딱지, 째보, 햇팔이, 사팔이, 곰배팔이, 앞곰배

장터어 들어오는 바로 고 입시불, 다리꺼래 사는        딧곰배, 뺏땍이, 언처이, 먹보

눈 굴따이 판수란 놈도 뷔고                                   뻘찌라 카기도 하는 버버리, 애꾸누이, 난재이, 안질배이

요 앞서 및칠 새 시 쌍디이 오마이 된                       찜빠리, 봉사, 당달봉사, 곱사디이,쪼막소이꺼정


시집 (대구) 2집 대구의 장터 풍물편 「추석대목장날」 오성문화 2012


※ 쉬신달이 : 수다스러운 사람                              ※ 몸 성찮은 사람들 : 장애인들

※ 뻘쭘하이 : 어딘가 빈 곳이 있어 보이는                ※ 햇팔이 : 한쪽 눈이 함몰된 사람

※ 뻘따이 : 키만 껑충하게 큰 모습                         ※ 뺏땍이 : 양쪽 얼굴의 균형이 삐뚤어진 사람

※ 술처어 : 술집 ※ 뻘럭꾸이 : 놈팽이 ※ 입시불 : 바로 옆 ※ 먹보 : 귀먹어리  ※ 뻘찌 : 버버리, 벙어리

※ 다리꺼래 사는 눈 굴따이 : 다리 근처에 사는 눈이 큰 아이  ※ 찜빠리 : 절름발이  ※ 당달봉사 : 눈 뜬 장님

※ 멀때같은 덩더꾸이 : 껑충하게 키만 커서 바보같이 보임   ※ 곱사디이 : 곱추 

※ 쌍가마재이 : 쌍가마를 머리에 인 사람  ※여수 : 여우  ※ 쪼막소이 : 조막손, 손바닥이 오그라져 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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