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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내가 사랑하는 사람

by 진밭골 2013. 12. 22.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성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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