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제인 의원이 청와대와 여당에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한 '종북(從北) 몰이'를 그만두라
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원은 28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정구사) 박창신 원로 신부의 시국
미사 강론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종북 몰이가 도를 넘어섰다" 며 "사제단과 신부에 대해서까지
종북 몰이를 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민주당 가톨릭신도회 회원들이 정구사 1세대인
김병상, 함세웅 신부를 초청해 열린 시국미사에 참석하기 전에 한 말이다.
'몰이'는 없는 것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문 의원의 말대로라면 박 신부의 발언이 종북이 아니
라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박신부는 "NLL(북방한계선)이 이상한 땅"이라고 했다. NLL이 정당한
남북경계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NLL이 어떻게 확정돼 현재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무지의 소치로,
NLL에 대한 북한의 주장과 궤를 같이했다. "북한에서 쏴야지"라는 발언은 그 자연스런 귀결이다.
박 신부는 26일 "북한이 연평도에 포를 쏜 게 정당하다고 말하지 않았다"했다. 북한의 경고에도
NLL에서 군사훈련을 한 남한이 북한의 포격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해석'에 고개를
끄덕일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제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런 이상 북한의 억지 주장에 동조
한다면 마땅히 비판받아야 한다. 문 의원은 "분노를 느낀다"고 했는데 정작 분노해야 할 주체는 국
민이다. 누가 누구에게 분노한다는 말인가.
문 의원의 발언은 박 신부의 발언이 정당하다는 것으로 들린다. 이는 박 신부의 "연평도 포격과 N
LL에 대한 인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민주당의 공식입장과 배치된다. 당의 공식입장과 의원 개인
의견이 이렇게 다르니 국민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박 신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고 함세웅 신부도 대선 때 개표부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그 미사에 참석하지 말았어야 했다. '대선 불복'을
마음속에 두고 있다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말이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을 보면 문 의원은 여전
히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문 의원의 미사 참석과 박 신부 두둔 발언은 '역
(逆) 매카시즘'을 이용해 '대선 불복'의 불씨를 계속 살려가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는 문
의원과 민주당 모두의 비극이다. 국민의 선택에 대한 부정이고 그런 정치인과 정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문이다.
매일신문 사설 / 201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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