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울리다
맹문제
이모님 댁에 왔다가 시골로 가시려는 어머니를
붙들었지만 상 한번 차리지 못했다
백년 만에 처음이라고 텔레비전이 떠들어대듯
눈이 너무 오기도 했지만 직장 일을 핑계로 밤늦
게 들어오느라고 외식 한번 못했다
그렇지만 제대로 씻지 않는다고 공부를 안 한다
고 아이들 야단치는 일은 빠트리지 않았다
씀씀이가 헤프다고 아내를 탓하는 버릇도 숨기
지 않았다
뛰는 집값이며 판자촌을 헐어버린 재개발 업자
며 노동자를 패는 경찰들을 야유하느라고 집안을
긴장시켰다
어머니가 얼른 내려가고 싶다고 할 때마다 빨리
가면 동내 사람들이 아들 흉본다고 붙들었지만 나
는 여전히 설쳐댔다
하루 종일 양계장의 닭처름 갇혀 있던 어머니가
새우잠을 자는 밤 어디선가 청개구리 울음이 들
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