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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못 뺀 자리

by 진밭골 2018. 8. 2.

            못 뺀 자리

                                     서하(1961~ )


뒤돌아보니

알게 모르게 잘못한 일이 많네요

잘못 잡은 손, 잘못 든 길, 잘못한 말......

캄캄한 극장에서 대충 적당한 자리에 앉았는데

누군가 제자리라며 찾아왔을 때처럼.

참 무거운 곤경.

찌르는 것들 때문에 늘 쑤시고 아팠네요

잘못 잡은, 잘못 든, 잘못한......

그 '못'자를 빼내 버리면

아! 그래, 잘한 일

못 뺀 자리가

웃는 당신의 볼우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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