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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인생은 구름이며 바람인 것을

by 진밭골 2017. 2. 10.

 인생은 구름이며 바람인 것을

                                                     이해인

 

그 누가, 날더러 청춘이 바람이냐고 묻거든

나, 그렇다고 말 하리니

 

그 누가, 날더러 인생도 구름이냐고 묻거든

나, 또한 그렇노라고 답하리라

 

왜냐고 묻거든,

나, 또 말하리라

청춘도 한번 왔다 가고, 아니 오며

인생 또한 한번가면, 되돌아 올 수 없으니

 

이 ! 어찌...

바람이라 !

구름이라 ! 말하지 않으리요.

 

오늘, 내몸에 안긴 겨울 바람도,

내일 이면, 또 다른 바람이 되어

오늘의 나를 외면하며, 스쳐 가리니

 

지금, 나의 머리 위에 무심이 떠가는 저 구름도...

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이 되어서...

무량한 세상 두둥실 떠가는 것을

 

잘난 청춘, 못난 청춘,

스쳐 가는 바람 앞에 머물지 못하며,

못난 인생, 저 잘난 인생,

흘러가는 저 구름과 같을 진데...

 

어느 날, 세상 스쳐 가다가

또 그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 가는 생을 두고,

무엇이 청춘이고,

그 무엇이 인생이라고,

따로 말을 하리까...

 

우리네 인생,

바람과 구름과 다를 바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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