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별
김상기(1946~ )
아내가 많이 아프다
눈 꼭 감고 참고 있다가
문득 혼잣말 처럼 묻는다
‘ 날 사랑해? ’
나는 화들짝 놀라 대답한다
' 그럼! 사랑하고 말고! '
아내가 생전 하지 않던 청을한다
' 나 한 번 안아 줄래? '
나는 고꾸라 지듯 아내를 안는다
목구멍 속으로 비명이 터진다
' 여보! 제발 가지마! '
이윽고 아내가 가만히 나를 민다
' 이제 됐어... '
여간해선 울지않는
아내 눈이 흠뻑 젖어있다
장례식 날 관뚜껑을 덮기 전에
마지막으로 아내를 안았다
얼어붙은 눈물
얼음같은 체온
사람들이 나를 떼어놓는다
나는 아내를 보낸다
내 남은 삶과
꿈도 함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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