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전주교구 박창진 원로신부의 시국 미사 강론이 국민의 공분(公憤)을 자아내고 있다. 그는 강론에서 NLL(북방한계선)을 부정하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 전사한 국군 장병과 가족을 모욕했으며 북한 체제를 두둔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같은 삐뚤어진 인식에는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오만과 보고 싶은 대로만 보는 편견을 신자들에게 강요하는 중세적 교권주의나 마찬가지다.
박 신부는 NLL이 '문제 있는 땅'이라고 했다. 우리의 영토임을 부정한 것이다. NLL은 유엔군 사령관이 그었지만 북한은 1973년까지 아무 소리 하지않았다. 북한이 NLL을 묵인의 형식으로 인정했다는 예기다. '문제 있는 땅' 이란 발언은 NLL의 국제법적 지위에 대한 무지의 소치다.
박 신부는 천암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취지의 말도 했다. 천암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은 과학적 증거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전문가들로 이뤄진 민.관.군 합동조사단의 결론이다. 박 신부의 군사 과학지식이 이를 뒤집을 만큼 대단한 수준이었는지 미쳐 몰랐다. 박 대통령에 대한 하야 요구 역시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의 지적대로 사제의 직접적 정치 개입을 금지한 가톨릭 교리를 무시한 오만이다.
박 신부의 왜곡된 인식은 '북한이 노동자 농민을 중심으로 하는 정체(政體)' 라는 대목에서 절정에 이른다. 북한은 김씨 왕조를 위한 김씨 왕조에 의한 김씨 왕조의 체제다. 김씨 왕조는 노동자와 농민 300만 명을 굶겨 죽였다. 이것이 우리 국민이 알고있는 북한의 진실이다. 무지는 편견을 낳고 편견은 오만으로 귀결된다. 그것을 박 신부에게서 본다.
매일신문 사설 / 2013.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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