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모르고 PD수첩 각본에 놀아난 셈
지난해 온 나라를 뒤집어 놓은 광우병 소동은 MBC PD수첩이 작심하고 달려든 허위 왜곡 방송의 결과였다는 게 검찰의 수사 결과다. 검찰은 어제 PD수첩 제작진 5명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그 근거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지난해 4월 29일 방송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등에서 허위사실 유포가 30군데에 이르는 점, 그리고 PD수첩 대표작가의 방송의도가 담겨 있는 이메일 내용이다.
허위 사실 방송은 이미 법원의 1․2심 판결을 거치면서 대체로 사법적 판단을 받은 터라 크게 새롭지는 않다. 이번에 재판에 넘겨진 수사 내용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방송을 끌고 나간 대표작가의 이메일 내용은 너무도 어이없고 충격적이다. “김 여사, 현장에 나와 보니 소감이 어때?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눈에 보여? 이제 만족해? ㅋㅋ”(PD가 촛불시위에 대해 대표작가에게 했다는 말) “아니 만족 못해. 홍정욱(서울 노원병 당선 한나라당 의원)은 못 죽였잖아” 이 대목만 갖고도 이 작가가 쇠고기 수입 반대 주장에 올라타 ‘무슨 짓’을 기획했는지 짐작하고 남는 것이다.
“이번 PD수첩 아이템 잡는 과정에서 총선 결과에 대한 적개심을 풀 방법을 찾아 미친 듯이 홍정욱 뒷조사를 했었는데 말 이죠”라는 대목에서는 그의 정치적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결국 멋모르는 다수 국민은 건강권과 알 권리로 포장한 거짓 선전 선동의 광기에 놀아난 셈이다. 이제 와서 국가적 혼란과 사회적 비용을 새삼 꺼내 봤자 허망한 얘기다. 이 정부는 정권 초기의 귀중한 시간들을 잃어버렸고 사회적 분열은 곳곳에서 망령처럼 떠돌고 있다.
정부 비판은 언론의 사명이다. 그것은 어떤 경우라도 사실에 입각할 때 성립한다. 의도에 맞춘 것만 짜깁기하고 사실을 비틀어 대는 것은 언론의 길이 아니다. 언론 종사자들이 금과옥조처럼 되새기는 기본자세다. 사회적 영향력이 지대한 공중파 방송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개인 블로그 만도 못한 허위방송을 해 놓고 언론의 탄압이라 강변할 수 있는가.
每日新聞 社設(‘09. 6. 19)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좌경사상의 문제점 (0) | 2009.10.10 |
---|---|
탈북자가 한국에 와서 놀란 10가지 (0) | 2009.10.10 |
'재단법인 청계'의 설립에 즈음하여 (0) | 2009.10.01 |
국회의원들 의사당 점거농성 (0) | 2009.06.24 |
사회적 응집력을 강화하는 길 (0) | 2009.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