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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가시

by 진밭골 2009. 6. 18.

    

 

 

 

      가 시

                                                김문숙

 

잠시 비 그친 오후

탱자나무 가시를 끌어안고 자는 잠자리
나뭇가지와 넓은 잎들 마다하고
하필,
저 아찔한 허공에 발을 걸고 있다니.

극에 달한 속울음이, 순간
몸 밖으로 터져 나올 때
나무는 가시다.

잠자리가 화들짝, 놀라
구름 사이로 솟구친다.

다시, 장맛비 쏟아진다.
흙 속으로
따갑게 내리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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