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시
김문숙
잠시 비 그친 오후
탱자나무 가시를 끌어안고 자는 잠자리
나뭇가지와 넓은 잎들 마다하고
하필,
저 아찔한 허공에 발을 걸고 있다니.
극에 달한 속울음이, 순간
몸 밖으로 터져 나올 때
나무는 가시다.
잠자리가 화들짝, 놀라
구름 사이로 솟구친다.
다시, 장맛비 쏟아진다.
흙 속으로
따갑게 내리꽂힌다.
가 시
김문숙
잠시 비 그친 오후
탱자나무 가시를 끌어안고 자는 잠자리
나뭇가지와 넓은 잎들 마다하고
하필,
저 아찔한 허공에 발을 걸고 있다니.
극에 달한 속울음이, 순간
몸 밖으로 터져 나올 때
나무는 가시다.
잠자리가 화들짝, 놀라
구름 사이로 솟구친다.
다시, 장맛비 쏟아진다.
흙 속으로
따갑게 내리꽂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