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웃음방

개 만도 못한 놈

by 진밭골 2009. 6. 18.

옛날 어떤 과객이 날이 어두워지자

잠 잘 곳을 찾다가

 

어떤 외딴 집을 발견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싸리문을 밀고 들어갔다.

 

 

과객 왈, “주인장, 날은 저물고 길은 멀고

 

 하니 하룻밤만 좀 재워주시오.”

 

 

 

 

방문이 열리며 안주인이 말하기를,

 

“가까운 곳에 인가도 없으나

 나 혼자 사는 집이라,

 

외간 남자를 재워 드릴 수가 없소.”

 

그러자 과객 왈,

“가까운데 인가도 없다면서

재워준다면 난 어떡하오.

디 부탁이니 하룻밤만

묵고 가게 해 주시오” 하고

연방 사정하였다.

 

 

그러자 안주인이 말하기를,

 “건넌방에 하룻밤만

 

 묵게 해 드릴 테니까? 주무시고,

혹여 혼자 사는 수절과부라고

밤에 자다가 건너와 수작을 부리면

"개 같은 놈이 되오” 하고 못을 박았다.

 

과객은 건넌방에서 하룻밤을 묵는데,

도대체 잠이 오질 않아

 

밤을 새워 고민을 하였다.

건너가 희롱을 해볼까 생각하다가

안주인의 ‘개 같은 놈’이라는 말이

자꾸 떠올라 건너가지 못하고

날이 새버렸다.

 

 

아침에 안주인에게

“신세 잘 지고 갑니다” 하고 돌아서는데,

안주인이 뒤통수에 대고 말했다.

 

 

“개만도 못한 놈….”


'웃음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풍(擧風)  (0) 2009.09.15
여자 나이와 과일  (0) 2009.09.12
애인 있는 유부남의 비애  (0) 2009.09.02
곶감 장수와 세여자  (0) 2009.07.26
생맥주 석잔  (0) 2009.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