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설법
이 동 순
경칩 지나서 며칠 뒤
밀양 표충사 재악산 사자평을
한 달음박질로 뛰어 내려와서
계곡 바위에 앉아
헉헉 가쁜 숨 돌릴 즈음
올해의 첫 개구리 소리를 들었다
나는 작은 짐승처럼
귀 쫑긋 세우고
대지에 울려 퍼지는
잔잔한 봄의 설법에 귀 기울렸다
그날 개구리가
무슨 설법을 했는지는
여기에 세세히 쓰지 않겠다
'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자가 될라 카머 (0) | 2010.07.03 |
---|---|
어느날, 우리를 울게 할 (0) | 2010.03.27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0) | 2009.11.18 |
첫눈 (0) | 2009.11.14 |
바람이 불어 (0) | 2009.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