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모음

첫길 들기

by 진밭골 2025. 4. 18.

 

  첫길 들기

                        정채봉(1948~2001)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먼저 창을 열고

푸른 하늘빛으로 눈을 씻는다.

새 신발을 사면 교회나 사찰 가는 길에

첫 발자국을 찍는다.

새 호출기나 전화의 녹음은 웃음소리로 시작한다.

새 볼펜의 첫 낙서는 사랑하는이라는 글 다음에

자기 이름을 써본다.

새 안경을 처음 쓰고는 꽃과 오랫동안 눈맞춤을 한다.

 

정채봉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 / 정호승  (0) 2025.03.31
귀천(歸天) / 천상병  (0) 2025.03.30
봄맞이 / 양광모  (0) 2025.03.30
후회 / 한용운  (0) 2025.03.18
자화상 / 윤동주  (0)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