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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피고인 이성윤’의 고검장 승진으로 일그러진 검찰 인사

by 진밭골 2021. 6. 5.

법무부가 4일 오후 검찰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41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최대 관심사였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승진해 서울고검장에 보임됐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후임 서울중앙지검장에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보좌해온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채널A 사건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서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됐다. 반정부 성향의 검사들을 일부 배려한 듯 보이지만 친정부 성향 검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준사법기관에 필요한 엄정한 인사와는 거리가 멀어 유감스럽다.

 

법무부는 이날 인사에 대해 “박 장관이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 분위기 쇄신과 안정적인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리더십·전문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성윤 검사장이 승진한 사실만으로도 이번 인사는 빛이 바랬다. 이 검사장은 재판을 눈앞에 둔 피고인 신분이다. 원칙 있는 검찰조직 운용을 생각한다면 그를 직무에서 배제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도리어 승진시켜 전국에서 가장 큰 조직이자 핵심인 서울중앙지검의 상급기관에 앉혔다. 그동안 정부를 위해 봉사해온 그와 임기 말 정권을 보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아들 휴가 논란을 무혐의 처리한 김관정 동부지검장을 수원고검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마찬가지다. 김학의 전 차관 출금 의혹을 수사해온 수원고검·지검장을 교체하고, 그 자리에 김 고검장을 앉힌 것은 수사의 칼날을 무디게 하려는 의도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채널A 사건으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던 한동훈 검사장을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보낸 것이 이례적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퇴진을 거부한 고검장급 검사들의 강등과 더불어 실권도 없는 자리에 앉힌 것으로 친정부 검사들의 대대적인 중용을 상쇄할 수는 없다.

 

김오수 검찰총장의 성패는 중립성 유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 인사로 그 의지를 의심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 점을 김 총장은 각별히 성찰하고 유의해야 한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이 풀어야 할 다음 과제는 검찰 직제개편이다. 김 총장은 전날 박 장관과 인사·직제 개편 협의를 하고 나오면서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갈등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은 충분히 협의해 시민의 이익이 되도록 직제개편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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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6042026015&code=990101#csidxbb5baeed2d6800c915979727d75d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