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논 단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담긴 민심 무겁게 새겨야

by 진밭골 2019. 8. 25.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부정 평가가 긍정을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일어났다. 한국갤럽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직무 긍정 평가는 45%, 부정 평가는 49%로 나타났다. 긍정률은 2주 전보다 2%포인트 내렸고, 부정률은 6%포인트 급등했다. 직무 부정률이 더 높아진 것은 5월 이후 석 달 만이다. 그 이유로는 인사 문제(9%)가 3위로 급부상했다. 동시 진행된 정책 평가에서도 ‘공직 인사’는 부정률이 역대 최고치(53%), 긍정률이 최저치(24%)를 찍었다. 갤럽은 이번 조사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론 분석가 리뷰에도, 제3자의 눈에도 모두 ‘조국발 데드크로스’로 집약된다. 


  한꺼풀 들어가 보면 숫자의 함의와 경고는 더 커진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는 지역·연령·직업·소득에 관계없이 진폭만 다를 뿐 비슷한 방향성을 보였다. ‘가족펀드’ 뒷말이 붙은 사모펀드 투자와 조 후보자 딸의 논문·장학금·입시 ‘특혜’ 시비를 보는 공분이 깊고 넓다는 뜻일 테다. 그중에서도 2주 새 부정 평가가 더 높게 돌아선 지역은 서울과 경기·인천이다. 서울은 긍정률이 54%에서 46%로 내려앉고, 그 폭만큼 부정률이 41%에서 49%로 솟았다. 데드크로스는 19~29세, 중도층, 여성에게서도 일어났다. 여성은 긍·부정률이 ‘49 대 39’에서 ‘45 대 46’으로 역전됐다.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 공기가 바뀌고, 대통령 지지층에서도 등 돌리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혁신과 활력을 꾀했을 8·9 개각에 ‘조국 블랙홀’이 들어서면서 국정운영 동력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뼈아프겠지만,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은 시민들이 보낸 경고 신호다. 자초지종을 돌아보면서 그 반성과 답도 안에서 찾는 게 순서다. 집권여당에서 “조국은 야당과 맞서기 앞서 국민들과 부딪치고 풀어야 할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늦었지만, 올바른 방향이다. 국회 청문회든 ‘국민청문회’든 진솔하게 서둘러 소명하고, 시민 눈높이에서 냉정히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진퇴를 매듭짓는 게 책임 있는 자세다. 그 대응이 헐겁고 소통이 엇가면, 조 후보자도 권력도 ‘무신불립’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외교·경제·민생의 파고가 높을수록 판단의 우선순위는 국정이다. 문 대통령도 과정의 공정과 소통에 힘줬던 취임사를 기억하는 민심의 출렁임과 경고를 무겁게 새겨야 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8232025005&code=990101#csidx353b126ac8d5068a71502bcafbefb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