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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세조와 그의 딸

by 진밭골 2019. 7. 1.

수양이 왕위를 찬탈하여 등극하자, 수양의 딸이 아버지에게 울면서 간하기를 어린 단종이 가엾지도 않으세요,(단종은 출산 2일 후에 어머니를 잃고 6살에 할머니, 10살에 할아버지 세종을 잃고 12살에 부왕인 아버지마저 잃었다)

 

​제발 죽이지 마세요. 충신들에게도 가혹한 짓 하지 말 것을 누차에 걸쳐 간하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수양은 딸에게 사약을 내린다.

 

정현왕후가 긴급하게 조치하여 딸은 야밤에 궁녀 하나만 데리고 대궐을 빠져나가 자취를 감춘다.

 

​세조는 꿈에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가 나타나 “네 놈이 내 아들을 죽였으니 네 아들의 목숨도 가져 가겠다.” 며 원한에 찬 욕설을 퍼붓고 세조에게 침을 뱉곤 사라진다.

 

그날로 나이 20세인 세자는 낮잠을 자다가 급사하였으며 세조는 현덕왕후가 뱉은 침을 맞은 자리에서 시작된 피부병이 온몸에 번져 죽을 때까지 고생하게 된다.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서 전국의 온천을 찾아 다니다 속리산 온천으로 행차하던 중 충청도 어느 마을에서 왕의 행차를 구경나온 계집아이가 죽은 딸의 모습과 똑같은 걸 보게 된다.

 

​연유를 캐보니 바로 세조의 딸이 그 지방에 은거하여 살고 있는거라...

세조가 뜻밖의 만남에 반가워하며 지난 날의 가혹함을 뉘우치면서 딸에게 묻는다.

 

​“네 남편은 누구냐?”

 

​딸이 대답하기를......

 

“우연히 착한 나뭇꾼의 도움을 받고 지내다가 부부가 되었는데 알고 보니 바로 김종서 장군의 친손자입니다.“  김종서는 수양이 계유정란을 일으키면서 한명회가 작성한 殺生簿 의 1순위 척살대상으로 철퇴로 때려죽인 충신이 아니던가.

 

​세조는 무릅을 치며 한탄하기를......

 

“금상에 오를 욕심으로 천하충신들 다 죽이고 내가 천벌을 받는구나.”

 

세조는 딸과 작별하며 한양에 돌아가서 부마궁 을 짓고 너희를 부르리라 약조를 한다.

얼마후 딸에게 사람을 보냈더니 딸의 가족은 집을 비우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내가 조카와 동생들과 딸까지 잡았으니 죽어서 선왕들을 무슨 낯으로 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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