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두부
박봉희(1961∼ )
목련시장은 목련이 간판이다
거기 두부 가게는 국산 해수 두부만 판다
나는 그 두부만 사먹었다
몇 번의 목련이 피었다 졌을 때
나는 몇 불록 옆 국산 두부와 중국산 두부의 노점상으로 발길을 돌렸다
반값 싼 중국산과 국산의 사이는 너무나 가까웠다
한번은 국산, 한번은 중국산을 번갈아가며 샀다
또 몇 번의 목련이 피었다 졌다
그러다가 나는중국산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두부 앞에 서면 죄 짓지 않아도 죄스러워진다
두부를 살 때마다 막 출소한 자의 심정으로 두부를 받아든다
두부는 두부일뿐이다
콩을 불리고 갈고 끓이고 짜고 굳힌두부의 일대기 같은 목련
물오른 나뭇가지 위 두부가 돋을 새김으로 돋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