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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니기미

by 진밭골 2018. 11. 29.

        니기미

                         김창제(1960 ~ )


막장에서 밥 벌어 먹고 사는 그 아저씨

기분이 좋아도 니기미!

힘들어도 니기미!

저놈의 입엔 니기미가

주렁주렁 조롱박같이 붙었다

사장이 보너스를 줘도 니기미

니캉 내캉 술 한번 씨기 묵자 니기미

니기미가 밥이고

니기미가 신발이고

니기미가 모자인

주름살 사이사이 퍼지는 니기미

새싹이 올라온다고 니기미

꽃이 진다고 니기미

시냇물이 조잘댄다고 니기미

무지개가 희한하다고 니기미

켜켜이 니기미가 얼매나 쌓였길래

오늘도 싱싱한 니기미, 니기미가 몸 풀고 있다

니기미, 니기미


* '니기미'는 '네미(너의 어머니)'의 경상도 방언으로 몹시 못마땅할 때

 욕으로 내뱉는 말이거나 자조적 한탄으로 쓰이는 감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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