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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오독(誤讀)

by 진밭골 2018. 10. 19.

           오독(誤讀)

                                    구석본(1949~ )


TV 자막에서

'미녀'를 '마녀', '회장실'을 '화장실'

'사건'을 '시간'으로 읽었다.

가을날

수목원 나무에 걸린 명패에서

'수액'(樹液)을 '추억'(追憶)으로 읽는다.

오독(誤讀)이다

'고목나무'를 '고독나무'로 읽은 날

비로소 알았다

오독이 아니라

비워진 마음의 중심에서

울려온 말씀인 것을

이 가을 수목원에는

고독나무가 붉게 물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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