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대치 속 평화 해결의 싹 돼야 ICBM 완성 위한 시간벌기 돼선 안돼 평창 동계올림픽,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지만 아직은 남북 문제가 당장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긴 이르다. 평화를 외치면서도 뒤로는 핵무기를 개발해 온 게 지금의 북한이다. 실제로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영변 원자로를 닫는 척하면서 몰래 핵무기용 우라늄 농축을 계속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때릴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할 때가 2~3월쯤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이번 제의가 시간을 벌기 위한 위장 평화 공세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평화·대화처럼 달콤한 말에 들떠 일방적 퍼주기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자칫 우리를 향해 날아올 미사일의 엔진 값을 대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이번 신년사는 남·남 갈등을 부추기려는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다. 정부·여당 및 국민의당이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기만전술에 속아선 안 된다”며 거부감을 나타냈다. 김정은 신년사를 둘러싸고 정치적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
탄탄해야 할 한·미 공조에 균열이 생길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미국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마지못해 묵인했을지도 모른다. 자칫 남북 대화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으면 “시간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분명히 해야 할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도 선언했듯이 남북관계는 최소한 핵 동결을 입구로, 비핵화를 출구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북한의 속임수에 농락당하는 꼴이 된다. 현재 국제사회는 일치단결해 대북 제재에 힘을 쏟고 있다. 공해에서 북한 배가 제3국 선박으로부터 석유를 공급받다가 적발될 정도로 북한 경제는 다급한 상황이다.
김정은이 “핵 단추가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고 큰소리쳐도 추위와 굶주림에 분노한 북한 주민들이 들고일어나면 막을 방법은 없다. 우리가 섣불리 대북 제재를 늦추면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평창 겨울올림픽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88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찾아온 이번 평창올림픽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소중한 디딤돌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모처럼 찾아온 남북대화의 기회를 신중히 다뤄야 한다. 철통 같은 안보, 강력한 대북제재를 유지하면서 남북대화에 접근해야 북핵 문제 해결의 결정적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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