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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청포도

by 진밭골 2016. 6. 14.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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