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눈물겨운 존재/김미경
당신을 그리워하는 일이
슬픈 바람이 아니기를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
뜨거운 몸살이 아니기를
화려하게 피었다 시들고 마는
바람꽃이 아니기를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이
외로운 방황의 흔적이 아니기를
때로는 고즈넉한 적막을 친구삼아
때로는 등불 같은 존재가 되어
슬픔과 행복을 용해시켜
우리 서로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
내가 걸어가야 할 남은 시간도
당신으로 하여금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기를
그리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긴 편지였고
사랑, 그 눈물겨운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