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모음

온다던 사람 오지 않았다

by 진밭골 2013. 12. 2.

온다던 사람 오지 않았다

                              이재무(1958~ )

 

온다던 사람 오지 않았다. 밤 열차

빈 가슴에 흙바람을 불어넣고

종착역 목포를 향해 말을 닫렸다

서산(西山) 삭정개비 끝에서

그뭄달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주막의 불빛조차 잠이 들었다

주머니 속에서

때묻은 동전이 울고 있었고

발끝에 돌팍이 울고 있었다

온다는 사람은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오지 않았고

내 마음의 산비탈에 핀

머루는 퉁퉁 젖어 불고 있었다

 

 

'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향기로운 삶 / 은향 배혜경  (0) 2013.12.07
가을이 었군요  (0) 2013.12.03
창가에 내리는 빗물  (0) 2013.02.11
낙엽  (0) 2012.11.18
파도  (0) 201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