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야 늑대야
허홍구
남자는 모두 도둑놈,
늑대라며 늘 경계를 하던
동창생 권여사로부터 느닷없이
소주 한잔 하자는 전화가 왔다.
"어이 권여사~
이젠 늑대가 안 무섭다, 이거지?"
"흥 이빨빠진 늑대는
이미 늑대가 아니라던데.."
"누가 이빨이 빠져?!
아직 나는 늑대야~!"
"늑대라 해도 이젠 무섭지 않아,
나는 이제 먹이감이 되지 못하거든"ㅎㅎ
이제는
더 이상 먹이감이 되지 못해
늑대가 무섭지 않다는 권여사와
아직도 늑대라며 큰소리치던 내가
늦은 밤까지 거나하게 취했지만
우리 아무런 사고 없이 헤어졌다..
그날 권여사를
그냥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되었다.
아- 나는 아직도 늑대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