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완화삼(玩花衫)

진밭골 2016. 4. 29. 18:52

  완화삼(玩花衫)

                           조지훈


차운 산 바위 우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리(七百里)


나그네 긴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