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상(床)을 닦으며

진밭골 2015. 9. 16. 18:06

상(床)을 닦으며

                       임술랑

 

상을 닦다보니

당신 얼굴이

이 상에 비치는 듯 하오

겸상을 하고

세상을 건너던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 상

상을 닦다 보니

당신 얼굴이 까만 옻칠한 그 속에

은은히 새겨져 있는 듯 하오

깨끗한 행주로 쓰윽

그 얼굴을 훔치니

사무쳐 눈물이 가득

행주에 머금는 듯 하오

당신과 나

나와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