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어머니

진밭골 2018. 12. 26. 16:46

          어머니

                                               박태진(1957~ )


내 일찍 객지에 나와 십수 년 흘러도

고향에서는 어머니 이름이 없다.

큰아들인 내 이름이 어머니 이름이다.

어디서 내 이름 부르면 어머니가 대답한다.

부처님 오신 날 연등도 내 이름으로 단다.

자식이 자기인 양

속을 다 자식에게 빨아 먹이고

쭈쭈바 빈껍데기같이 쭈글쭈글하다.

달아나지도 않는 고향을 지키시는지

누구를 기다리시는지

밤이 깊어도 눈만 빠끔한 부엉이

이 산 저 산 둘러보지만 자리가 없는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주 꿈에 찾아오신다.

어머니, 어머니 불러보면은

나는 괜찮다, 괜찮다 하신다.

진짜 괜찮은 놈은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