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봄밤
진밭골
2018. 4. 22. 18:25
봄밤
서영처(1964 ~ )
수상쩍은 기미가 몰려온다
최루가스처럼 묻어오는 꽃가루들이
다투어 내 몸을 빌리려는 것
폭도처럼 산을 내려와
밤에 더 기승을 부리는 가려움
붉은 삐라를 살포하고
봄은 나를 짓밟고 간다
꽃 진 자리 오래도록 얼룩얼룩하다